부품은 있는데 도면이 없습니다. 단종됐거나, 해외에서 들여왔거나, 도면을 잃어버린 경우입니다. 이때 실물에서 거꾸로 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이 역설계입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얼마가 더 붙느냐입니다. 실제 사례 4건의 금액을 그대로 놓고 보겠습니다.

도면이 없어도 되는 이유

역설계는 실물을 측정해 3D 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출발점은 부품마다 다릅니다.

출발점어떤 경우인가
실물 부품가장 흔합니다. 쓰던 부품이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3D 스캔 데이터형상이 복잡하거나 곡면이 많을 때 씁니다
CT 데이터의료 분야에서 씁니다. DICOM을 STL로 변환합니다
사진과 스케치실물이 부서졌거나 일부만 남았을 때의 최소 조건입니다

부서진 부품이어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남은 조각과 결합부 치수가 있으면 나머지를 추정해 복원합니다. 다만 추정이 들어가는 만큼 사전 협의가 길어집니다.

실제 사례 4건

벽걸이 브라켓 30개 — 역설계 30만 원

태블릿 508g과 보조배터리 599g을 지지해 벽에 고정하는 브라켓입니다. 수량이 30개라 서포트가 필요 없는 폼랩 Fuse 방식을 골랐습니다. 소재는 유리섬유로 강성을 올린 나일론 12 GF였습니다.

3D프린팅으로 제작한 벽걸이 브라켓
3D프린팅으로 제작한 벽걸이 브라켓

역설계 30만 원에 출력이 개당 9만 원이었습니다. 피스 구멍 4개와 수납부가 오차 없이 나와 기능 검증까지 마쳤습니다.

스마트 안경 거치대 3종 — 스캔 20만 원

일반 안경 위에 덧쓰는 스마트 안경에 안경 고리를 거는 거치대입니다. 3D 모델 파일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높이를 달리해 제작한 거치대 3종
높이를 달리해 제작한 거치대 3종

3D 스캔으로 안경 내부 치수를 쟀습니다. 스캔과 모델링이 약 20만 원, 출력이 3종 세트에 약 35만 원입니다. 높이를 상·중·하로 달리해 착용감이 맞는 쪽을 골랐습니다.

CT 데이터로 만든 척골 모형 — 모델링 30~50만 원

골절 후 부정유합된 척골을 환자 CT 데이터로 1:1 복원한 모형입니다. DICOM을 STL로 변환해 모델링했습니다.

CT 데이터로 복원해 출력한 척골 모형
CT 데이터로 복원해 출력한 척골 모형

모델링이 오른팔 30만 원, 왼팔 50만 원이고 조립·분해 구조가 20만 원이었습니다. 출력은 약 50만 원입니다. 수술 전 시뮬레이션과 환자 설명에 쓰였습니다.

단종 웜기어 CAD 복원 — 90만 원

모터 구동부에 들어가는 웜기어가 단종돼 수급이 막힌 경우입니다. 표지 사진의 왼쪽이 마모된 실물이고 오른쪽이 복원한 모델입니다.

CAD로 복원한 웜기어와 실제 제작물
CAD로 복원한 웜기어와 실제 제작물

광학식 스캐너로 쟀습니다. 정확도는 0.03mm입니다. 그 데이터로 CAD를 다시 그렸고, 산출물은 가공에 바로 쓸 수 있는 STP 파일입니다. 역설계만 약 90만 원이었습니다.

비용을 가르는 3가지

같은 역설계인데 20만 원과 90만 원으로 갈립니다. 부품 크기 때문이 아닙니다.

사례 역설계 비용 산출물 스마트 안경 거치대 20만 원 출력용 모델 벽걸이 브라켓 30만 원 출력용 모델 척골 모형 30~50만 원 CT 변환 · 좌우 별도 단종 웜기어 90만 원 가공용 CAD (STP)

첫째, 요구 정밀도입니다. 브라켓은 손으로 재도 되지만 기어 이빨은 0.03mm 단위 광학 측정이 필요합니다. 측정 장비와 시간이 달라집니다.

둘째, 산출물 형태입니다. 출력만 하면 STL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가공까지 하려면 치수를 수정할 수 있는 CAD 파일이 필요합니다. 웜기어가 90만 원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셋째, 원본 상태입니다. 멀쩡한 부품은 그대로 재면 되지만, 마모됐거나 부서졌으면 원래 형상을 추정해야 합니다.

크기는 목록에 없습니다. 작은 기어 하나가 큰 브라켓보다 비쌌습니다.

다시 봐야 할 경우

구분내용
맞는 경우단종돼 구할 수 없는 부품 / 해외 의존도가 높아 납기가 긴 부품 / 도면을 잃어버린 부품 / 기존 제품에 덧붙일 맞춤 부품
다시 봐야 합니다아직 파는 부품 — 사는 편이 대개 쌉니다 / 특허나 의장이 걸린 부품 — 권리 확인이 먼저입니다 / 정밀 기어처럼 검증까지 필요한 부품 — 복원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착수 전에 협의가 필요합니다. 부품의 구조와 기능, 반드시 지켜야 할 치수를 먼저 맞춰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데이터는 나와도 쓸 수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담당자가 확인할 것

  1. 실물이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부서졌어도 조각이 있으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2. 어디까지 필요한지 정합니다. 출력만인지, 가공용 CAD까지인지가 금액을 가장 크게 바꿉니다.
  3. 꼭 지켜야 할 치수를 표시합니다. 결합되는 면과 공차를 알려주시면 그 기준으로 잡습니다.
  4. 아직 파는 부품인지 확인합니다. 구할 수 있으면 사는 편이 쌉니다.